2024.06.03 (월)

  • 맑음속초18.4℃
  • 맑음18.7℃
  • 맑음철원18.0℃
  • 맑음동두천19.9℃
  • 맑음파주19.1℃
  • 맑음대관령15.3℃
  • 맑음춘천19.3℃
  • 맑음백령도20.4℃
  • 맑음북강릉18.5℃
  • 맑음강릉19.7℃
  • 맑음동해19.9℃
  • 맑음서울21.4℃
  • 맑음인천21.9℃
  • 맑음원주18.4℃
  • 구름조금울릉도18.4℃
  • 맑음수원21.1℃
  • 맑음영월20.5℃
  • 맑음충주20.2℃
  • 맑음서산20.4℃
  • 구름조금울진19.5℃
  • 맑음청주20.7℃
  • 맑음대전20.6℃
  • 구름조금추풍령17.3℃
  • 구름조금안동19.3℃
  • 구름많음상주18.2℃
  • 구름많음포항19.3℃
  • 맑음군산20.9℃
  • 구름많음대구18.5℃
  • 맑음전주22.0℃
  • 흐림울산18.4℃
  • 구름조금창원21.8℃
  • 맑음광주21.4℃
  • 구름많음부산19.9℃
  • 맑음통영20.9℃
  • 구름조금목포21.2℃
  • 구름조금여수20.4℃
  • 구름조금흑산도21.4℃
  • 맑음완도22.2℃
  • 맑음고창22.8℃
  • 맑음순천20.0℃
  • 맑음홍성(예)19.7℃
  • 맑음18.5℃
  • 구름조금제주23.5℃
  • 구름조금고산21.3℃
  • 맑음성산22.3℃
  • 맑음서귀포24.0℃
  • 구름조금진주19.2℃
  • 맑음강화20.2℃
  • 맑음양평18.5℃
  • 맑음이천20.2℃
  • 맑음인제15.8℃
  • 맑음홍천17.8℃
  • 맑음태백16.9℃
  • 맑음정선군18.0℃
  • 맑음제천17.8℃
  • 맑음보은18.7℃
  • 맑음천안19.5℃
  • 맑음보령21.8℃
  • 맑음부여19.2℃
  • 맑음금산19.0℃
  • 맑음20.0℃
  • 맑음부안22.3℃
  • 맑음임실19.2℃
  • 맑음정읍22.4℃
  • 맑음남원19.9℃
  • 맑음장수18.7℃
  • 맑음고창군21.5℃
  • 맑음영광군21.7℃
  • 구름많음김해시20.0℃
  • 맑음순창군19.8℃
  • 구름조금북창원21.4℃
  • 구름많음양산시21.0℃
  • 맑음보성군20.5℃
  • 맑음강진군21.3℃
  • 맑음장흥21.3℃
  • 맑음해남22.2℃
  • 맑음고흥22.4℃
  • 구름조금의령군22.2℃
  • 맑음함양군20.5℃
  • 맑음광양시21.1℃
  • 맑음진도군20.6℃
  • 맑음봉화16.8℃
  • 맑음영주18.5℃
  • 구름조금문경18.0℃
  • 구름조금청송군17.5℃
  • 맑음영덕19.4℃
  • 구름많음의성18.1℃
  • 구름조금구미18.4℃
  • 흐림영천17.5℃
  • 흐림경주시17.7℃
  • 맑음거창19.3℃
  • 구름조금합천19.4℃
  • 구름많음밀양20.8℃
  • 맑음산청19.9℃
  • 구름조금거제20.8℃
  • 구름조금남해19.8℃
  • 구름많음20.6℃
아직은 핏덩이었던 간난아이 |‘나 죄없응께 괜찮을 거네’ 속으로.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직은 핏덩이었던 간난아이 |‘나 죄없응께 괜찮을 거네’ 속으로.

그들은 죽었다그러면서 핏덩어리 생명을 떨쳐두었다아내의 뱃속에서 아직 햇빛을 보지 못 한 자신의 피붙이를태어나 있었지만 아직은 이 세상을 평화롭게 날갯짓할 수 없는 상태너무도 어린 아이를 버려둔 채아니 버려둘 수밖에 없는 채떠났다.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침묵과 함구로 비틀려진 세상을 바라보며 구천을 떠돌아다니고 있었을 목숨 그 많은 절명들그렇게 70년의 세월이 흘러갔다여수순천 10.19사건을 조망한 책들이 나오고 있다증언록을 시작으로 논문집소설집 등이다.

 

탄생도 죽음도 삶조차도 당신들이 손가락질한 그 사람이 우리 아버지야아무 죄 없이 죽었다고 했어그 어떤 죽음엔들 실오라기만한 이유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잖아?

 

 하물며 그게 밥 해준 죄의 대가라고 한다면 그 어이없음에 대하여 거창하게 정의에 가깝진 않더라도상식선에서 밝혀야 하지 않겠는가!

 

이 없다고, ‘좀 나눠주라고아니면 총을 들이대며 ’ 아니 주면 죽여했을 때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그리고 그 죄로 당신을 끌고 가서 총살시켰다면.

 

2살이었던 아이가 72엄마 뱃속 아이가 70, 25살 꽃다운 새댁은 90을 넘어선 지금까지 그 피묻은 역사는 암흑 속에서 냉가슴을 앓고 살아왔다.

 

빛도 그림자도 아닌 통째로 눈물 밖에는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 한 채 명목(暝目)아닌 비참의 역설로 견뎌왔다.

 

사랑은 갈가리 찢겨 쌀 한 톨 진실된 관계의 그물 하나 지키지 못한 채 상처는 더욱 곪아 터지고 배고프고 억울하여 자존감은 댕강 잘린 하늘 아래 고개를 떨구고 살아온 세월이었다.

 

삶은 이미 사랑’ 아닌 저주요 열망 아닌 포기요 밝음 아닌 동굴의 비밀이요 말할 수 있는 입 아닌 닫친 어처구니였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그들은 말한다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쓴다. <프리모 레비>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바로 기억이라는 고통이다의식이 어둠을 뚫고 나오는 순간 사나운 개처럼 달려드는내가 인간임을 느끼게 하는 잔인하고 오래된 고통이다그러면 나는 연필과 노트를 들고 아무에게도 말 할 수 없는 것을 쓴다.”--이것이 인간인가/돌베개, 216/

 

여순연구소*가 그들의 입을 열게 했다면 공치사일까여순10.19증언록을 기획하며 그들의 충혈된 눈을 비로소 바라보고그날의 피맺힌 총소리와 함께 숨어버린 그 많은 목숨들을 너무나 늦게 호명했다.

 

그러나 어쨌든 그건 가까스로 막힌 역사의 혈관을 뚫는 과정이었다여순의 역사 속에서 비명에 간 이름들을 밝혀내고 단 한 마디도 할 말을 하지 못 했던 민초들의 억울한 죽음과 고통에 대하여 한 마디 한 마디 한 글자 한 글자를 적어내려 가는 일은회상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결코 미뤄서는 안 될 우리의 사명이며 국가의 절대적인 책임과 의무인 것이다그 이후에 민주주의다그럼으로써 바로 세워질 역사이다.

 

그들은 말한다억울함에 대하여가 아닌죽음의 비극에 대하여가 아닌 현재적 삶의 문제를아직 밝혀지지 않고 아직 바로 세워지지 못 한 개인들의 한밤의 비명소리가 더 밝게 곧추 세워지기를 원한다. “명예를 되찾는 일이 그들에게는 목숨처럼 소중한 일인 것이다.

 

하룻밤 사이 산목숨이 축 늘어진 죽음으로 떠밀려버린 그 운명 아닌 운명의 청천벽력을 이해하면서, “나 죄 없응께 괜찮을 거네” 했던 당신들에게 그날 그 사건은 죽을죄는 아니었다,

 

그건 진정 억울한 사건이었다라고 말해주는 일은 국가가 나서서 더 명료하게 실현해야 할 진상규명이다그 과정에서 화해 그리고 평화의 맨얼굴을 그릴 수 있는 것이다.

 

정당한 보상과 배상을 실행하는 일 역시 오늘 우리가 국가가 할 일이다여순10.19증언록 나 죄 없응께 괜찮을 거네를 읽으면서 아직도 넘기지 못한 질긴 음식물 한 가닥이 목 언저리에 맴돌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제주의 4.3처럼광주의 5.18처럼아직도 진행 중인 한국현대사의 비극 국가폭력을 깊이 사죄하고 역사의 늪으로부터 여순 유족들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 주인공들은 죽어도 죽지 못한 어둠을 헤매고 있다죽음이란 모쪼록 무()이며 평안이거늘그들을 고요히 눈 감겨 이 역사의 왜곡된 치욕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

 

 또한 그 어린(아 지금은 늙어버린그들의 유족에게 심장 떨리는 억울함을 지체 없이 벗겨주어야 한다폭력집단이 아닌 평화의 보루로서의 국가로 거듭나야 하는 것이다.

 

   

*여순연구소: 10.19 여순사건을 역사의 진실에 근거하여 재조명하고 있는 국립순천대학교 부설 연구소.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