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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도의 설시(舌詩)와 결혼식장에서의 말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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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월정의 주말엽서

풍도의 설시(舌詩)와 결혼식장에서의 말 실수

풍도의 설시(舌詩)와 결혼식장에서의 말 실수

김상훈.jpg

김상훈 수필가 

 

 

결혼식은 신랑 신부와 그 가족에게 더할 나위 없는 경사입니다.

 

 

당사자들은 온몸이 설레고 주례선생님의 말 한마디에도 가슴에 오롯이 새겨지고 자리매김하는 시간을 경험하게 됩니다.

 

 

식장 안에 운집해 있는 수많은 하객의 축복 속에 자기 인생의 반려자를 맞이하는 그 시간만큼은 정말 본인 생애 최고의 순간일 것입니다.

 

 

그러나, 하객의 입장에서 볼 때는 어쩌면 이보다 따분하고 지루한 연극은 없습니다.

 

 

이 연극은 수십 번 보아왔던 터라 너무나 익숙해진 것이어서, 줄거리는 처음부터 익히 알고 있고,어떤 클라이맥스도 극적인 반전도 없는 그런 평범한 드라마일 뿐입니다.

 

 

그래서 따분함을 이기지 못한 몇몇 이웃들은 이렇게 말해 버리는 실수를 범하곤 합니다.

 

 

"신랑이(또는 신부가)기우는 것 같지 않아?“

 

 

"주례사가 너무 길어!좀 짧고 간결하게 할 수 없을까?“

 

 

"이 예식장 뷔페는 정말 맛이 없더라고?“

 

 

"신부가 너무 뚱뚱하다 응?“

 

 

이런 유의 말을 별생각 없이 했다간 크게 뒤틀릴 수가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라고 했습니다.

 

 

인간의 근육 중에서 가장 강한 것이 혀라는 말도 있습니다.

 

 

더불어 혀는 뼈가 없으나 뼈를 녹일 수 있는 강한 독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유를 막론하고 일단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이라면 절대로 오해가 될 수 있는 말은 하지 않아야 합니다.

 

 

축하하려고 온 이상 설령 맘에 들지 않는 것이 있더라도 입을 다물거나 덕담만 해야 함은 물론이고요.

 

 

만일 실담을 했다면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덕 잃고, 돈 잃고, 신뢰마저 잃고 마는 바보 삼 종 세트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결혼식에 갈 때는 좋은 말만 하는 연습이라도 미리 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벽에도 귀가 있다"라는 말을 항시 염두에 두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말한 사람은 물론이요,듣고 전하는 사람,그 전하는 말을 듣는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또 전달,이렇게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말의 오고 감이 엄청난 오해를 살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결혼식 하객들에게 저 연산군 시절의 신언패(愼言牌)를 일일이 달 수도 없는 노릇인데 마침 기억에 번쩍 들어오는 한 구절의 글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입은 재앙을 불러오는 문이요.

설시참신도(舌是斬身刀)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다.

 

 

폐구심장설(閉口深藏舌)입을 다물고 혀를 깊이 감추면

 

 

안신처처뢰(安身處處牢)가는 곳마다 몸이 안전하리라.

 

 

후 당(後唐)시대에 활동했던 중국의5대 정치가 중의 한 명으로 알려진5왕조11명의 황제를30년 동안 섬겼던 처세의 달인 재상,풍도(馮道) (882~954)가 쓴 설시(舌詩)입니다.설명이 필요 없이 한마디로 혀를 조심하라는 얘기입니다.

 

 

며칠 전 제 주변 지인의 결혼식에서 말 한마디 때문에 사이가 좋았던 두 집안이 상당히 복잡한 관계로 변해가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속히 시간을 내서 두 가족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감정이 뒤틀려 버린 한쪽이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악의적인 말도 아닌 것 같은데 안타깝기가 그지없습니다.

 

 

최근 대통령의 해외 순방 시XX이니날리면등으로 여야가 그야말로 말 때문에 치졸하고 조악한 말싸움을 하면서 국민들을 피곤하게 하더니 급기야는 핼러윈인지 헬로원인지 발음하기조차 해괴한 외국문물의 모방 축제로158명의 생때같은 우리 젊은이들이 압사한 대형참사가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책임진다거나 사과하는 말을 하는 지도자나 정치가는 없고 내 탓이 아니고 모두 네 탓이라고만 주구장창 우기고 있으니 국민의 피곤함만 가중되고 더불어 그 고통은 오롯이 국민의 몫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말의 속성상 할 말은 꼭 하고 아니할 말은 기꺼이 하지 않아야 하는데 너도나도 청개구리의 화신인지 할 말은 죽어도 아니하고 아니 할 말은 기어코 해 버리는 것이 작금의 정치 상황이니 이 사람은 도무지 해법을 찾을 수가 없어서 답답합니다.

 

 

49제가 지난 오늘까지도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한 정부나 정치권 모두에게 분발을 촉구합니다.

 

 

그래서, 그러니까 말입니다. 이번에 결혼식장에서 맨 처음 음식의 맛을 가지고 별다른 생각없이 불쑥했던 말이 정말 잘못됐노라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되는데 이 오지랖의 소월정 주인이 한 번 능력을 발휘해 보겠습니다.

 

 

그래서 모처럼 쾌청해진 날씨처럼 두 가족이 옛날보다 더 좋아진 이웃으로 거듭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아울러 경찰서장이든 청장이든 구청장이든 서울시장이든 행안부 장관이든 더 나아가 총리든 정말 책임 있는 사람의 명쾌한 사고 경위와 이에 합당하는 공개사과가 있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강력히 주장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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