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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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의 거래, ‘죽여야 산다?’중국의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적출된 장기를 이식받아야만 살 수 있는 한국 환자들의 딜레마를 다룬 TV조선 탐사보도 ‘세븐’의 ‘죽여야 산다’ 편이 지난달 15일 방송됐다. 방송은, 새 생명을 얻기 위해 중국으로 몰려가는 한국 환자들과 이들을 살리기 위해 죽임을 당하는 파룬궁 수련인 등 양심수들의 참혹한 내막을 함께 다뤄, 한국 사회가 외면할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을 과감히 들춰냈다.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는 32,000명. 그중 약 10%만이 장기 기증의 혜택을 받는다. 그마저도 신장 이식의 경우, 평균 5년을 대기해야 한다. 상당수 환자가 장기를 기다리다가 사망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일부 중국 병원에서는 수주 만에 장기이식을 받을 수 있었다. 비용도 평균 간 이식은 3억 원, 신장 이식은 2억 원인데도 환자들은 중국으로 몰려가고 있다. 방송은 지난해 발표된 ‘블러디 하비스트’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톈진의 장기이식 병원에서만 3년 간 약 3천 명의 한국인이 장기이식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이는 외국인 환자들 중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라고 밝혔다. 이 병원에서만 한해 1천 명 꼴로 한국인 환자가 장기이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는 장기이식이 가능한 169개의 병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한국인이 많이 찾는 병원은 베이징, 톈진, 상하이, 홍콩 등 8군데다. 방송은, 톈진을 제외한 나머지 병원의 한국인 수술 건수가 톈진과 같은 1천 명이라고 가정하면 연간 2천 건이며, 이 수치가 10년간 유지됐을 경우 2000년 초반부터 지금까지 최소 약 2만 명이 중국으로 원정 장기이식을 다녀온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중국의 사형수는 연간 5천 명 정도이며, 이중 한국인에게 장기이식이 가능한 사람은 약 6% 즉 300명밖에 되지 않는다. 2011년 중국 적십자사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장기 기증 등록자는 37명에 불과하여 기증된 장기도 거의 없었다. 이는 중국 병원에서 한국인에게 이식되는 장기 출처가 대부분 불분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 많은 장기는 어디서 온 것일까? 국제사회에서도 이에 대한 의혹 제기가 잇따랐다. 중국을 탈출한 위구르족 출신 의사 엔버 토허티는 2013년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자신이 사형장에서 사형수 복부를 절개하고 간과 신장을 적출할 때 그의 몸에서는 여전히 피가 흐르고 있었고, 총상은 심장 쪽이 아닌 오른쪽에 나 있었다고 증언했다. 다시 말해 장기 손상을 막기 위해 사형수의 오른쪽 가슴에 총을 쏜 후 살아 있는 상태에서 장기를 적출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지난 2014년 피바디상과 글로벌 필름 어워즈 등 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휴먼 하비스트(인간수확)’에서도 단서를 찾았다. 한 파룬궁 수련자인 양심수가 1주일 간의 고문 끝에 강제 장기적출을 당하는 내용으로, 현장에 있었던 한 경찰관이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하는 육성도 담겨 있다. 제작진은 또 대규모 장기적출 의혹이 처음 불거졌던 중국 랴오닝성 쑤자툰의 병원도 직접 찾아갔다. 증인 애니(가명)는 자신과 전 남편이 1999년부터 2004년 사이 이 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지하실에 갇혀 있는 수천 명의 살아 있는 파룬궁 수련인에게서 간이나 각막 등의 장기를 적출했다고 폭로했다. 그리고 그들의 시신은 병원 보일러실에서 소각됐다고 말했다. 제작진의 확인 결과, 현재 병원 지하실은 사라지고 없었으며, 보일러실 주변 담장과 건물들은 모두 증언이 나왔을 당시 그대로였지만 보일러실 굴뚝만 사라지고 없었다. 증거인멸의 의혹이 일게 하는 부분이다. 주요 외신들은 중국의 강제 장기적출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중국에서 이식되는 장기가 파룬궁 수련인과 기타 양심수 등 수감자들에게서 산채로 강제 적출된 장기라는 사실이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그래서 미국, 유럽, 이스라엘 등 국가들은 중국 원정장기 이식으로 법으로 금지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한국 파룬궁 수련자들은 중국 원정 장기이식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의 박해로 중국에는 수많은 파룬궁 수련자들이 양심수로 복역하고 있다. 이들이 생체 장기적출의 최대 피해자일 가능성이 높다. 수감돼 있는 중국 교도소에서 극적으로 풀려나,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파룬궁 수련자 김 모 씨는 “교도소에서 한 파룬궁 수련자가 학대당해 맞아 죽었다. 그날 밤, 병원 의사들이 장기를 적출해 보온 상자에 담아갔다. 다른 수감자들이 직접 봤다”라고 제작진에 말했다. 방송은 또 파룬궁을 수련한다는 이유로 중국 감옥에 갇혀 있는 어머니를 면회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유수경(가명) 씨의 안타까운 사연도 소개했다. 중국 원정 장기이식은 엄연한 불법임에도 한국에서는 아직 처벌 받은 사례가 없다. 장기이식은 인권과 윤리, 삶에 대한 본능이 얽힌 어려운 문제다. 어렵지만 자발적인 장기기증 문화의 확산을 통해 ‘악마와의 거래’를 멈춰야 한다. (장기 및 인체조직기증 희망등록문의 : 사단법인 한국생명사랑재단/☎1577-9767) 김동화 사단법인 한국생명사랑재단 이사장 생명나무비전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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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 이제는 정부차원의 환경조성이 절실하다.영국의 스코틀랜드 자치정부가 생전에 장기기증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사람을 자동으로 장기기증 대상자로 간주하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스코틀랜드 의회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기이식 절차에 관한 새로운 법안을 상정했다.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빠르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법이 시행되면 사망자가 발생할 때마다 의료진이 유가족에게 고인(故人)의 평소 장기기증에 대한 의견을 확인한다. 이때 고인이 장기기증을 거부했다는 확실한 물증을 가족이 제시하지 않으면 설령 가족이 반대하더라도 합법적으로 장기기증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미성년자 사망 시엔 부모 등 가족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이 방안이 장기 기증을 애타게 기다리는 500여 명의 스코틀랜드 내 중증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도 스코틀랜드는 장기 기증이 많이 이뤄져 온 편이다. 스코틀랜드 주민 45%가 사후(死後)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증서에 사인을 해뒀다. 다만 단시간에 장기 기증이 획기적으로 늘어나기는 어렵다는 예상이 많다. 전체 사망자의 1%가량만 장기를 기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해외 여러 나라들은 정부가 적극 나서 장기기증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장기이식 대기자는 지난 3월 기준 3만4984명이다. 대기자 중 실제로 뇌사 장기를 기증받은 사람은 17명 중 1명인 셈이다. 장기 이식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대기자가 기증자 보다 11배나 많은 것이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해외 사례처럼 정부가 앞장서서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노력을 강구해야만 한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2016년 19~59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기기증 인식조사를 보면 장기기증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413명(41.3%)이지만 장기기증 등록자는 17명(1.7%)에 그쳤다. 이 중 기증의사가 있어도 등록 방법을 모른다거나 절차가 복잡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40%에 달한다. 영국, 미국 등 선진국처럼 운전면허를 딸 때 장기기증 희망여부를 묻는 ‘장기기증 촉진법’이 의료계와 환자단체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연간 115만 명 가량의 응시자 중 10%가 예비기증자로 등록하더라도 신규 기증희망등록자가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다. 해외에서 이미 검증된 방식이기 때문에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서둘러 적용하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경찰과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 입장에서는 시험장에서 일일이 장기기증 절차를 설명하기엔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고 강요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으며 업무 부담이 늘어나니 보건소에서 희망자를 모집하라고 공을 넘기면 복지부는 운전면허는 경찰의 소관이라고 받아치고 있는 실정이다. 장기이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식대기자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이식대기자 명단에 등록된 환자들의 대기시간 또한 길어졌으며 이식해 줄 장기를 기증받지 못해 사망하는 환자가 매일 3~4명에 이르고 있다. 이런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정부는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만 한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장기이식법 등 관련 법령의 지속적인 개정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법은 뇌사자가 사망 전에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하였더라도 보호자의 별도 동의를 필요로 하고 있으나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본인 기증동의 의견존중 모델(First person consent registry)을 통해 가족들이 뇌사자의 평소의사에 반해서 기증거부를 할 수 없도록 입법한 바가 있다. 과거 제정한 법이나 제도가 최선의 것이 될 수 없으므로 정부가 앞장서서 국회를 비롯한 관련단체 등과 함께 개선을 위한 지속작인 노력을 해야 한다. 일부 NGO들의 기증활성화 노력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이므로 범 정부차원에서 이끌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국민들에게 장기기증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매스컴을 이용한 지속적인 홍보와 구체적인 교육은 정부차원의 접근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말기장기부전환우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기 위한 장기기증, 그리고 기능적 결함이 있는 신체부위를 재건시켜주기 위한 인체조직의 기증은 더욱 미세한 세포의 기증과 함께 인간이 타인을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한 행위이다. 생명을 나누고 생명을 살리는 장기기증은 국민의 나눔에 대한 인식전환이 기초가 된다. 그러나 이런 인식과 태도의 변화는 모든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가능하고, 정부는 이런 운동이 기능하게 되도록 우리 사회의 환경을 조성해서 이끌어주어야 한다. (장기 및 인체조직기증 희망등록문의 : 사단법인 한국생명사랑재단/☎1577-9767) 김동화 사단법인 한국생명사랑재단 이사장 생명나무비전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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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은 생명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생명을 이어주세요'“장기 기증이 사회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온돌’이 됐으면 합니다. ”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렇게 말한 뒤 뇌사 장기 기증 희망자 등록 신청서에 이름을 적었다. 질병관리본부가 10일 공개할 ‘장기 및 인체조직 기증 릴레이 서약 행사’ 동영상의 한 장면이다. 이번 행사명은 ‘비긴 어게인(Begin Again)’이다. 장기 기증은 생명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뜻을 담았다. 행사에는 박 의원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비롯해 오피니언 리더 11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슈퍼주니어 이특과 소녀시대 써니도 질병관리본부의 장기·조직기증 캠페인 '비긴어게인'에 출연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장기.인체조직기증 서약률을 높이기 위해 생명나눔 서약 릴레이 '생명을 이어주세요 ' 비긴어게인(Begin Again)'캠페인을 하고,5월 10일부터 영상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은 장기 및 인체조직기증이 생명의 끝이 아닌 '기증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이어갈 수 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가수 이특(슈퍼주니어), 써니(소녀시대)가 MC로 참여한 릴레이 바이럴 영상을 제작 배포할 예정이다. 이특과 써니의 생명나눔 서약 릴레이 '비긴어게인'을 통해 오피니언 리더들의 캠페인 동참 계기, 기증 결심 후 가족의 반응 등을 담은 생명나눔 인터뷰 및 실제 기증서약 장면을 담아 향후 기증희망서약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영상 말미에는 '기증 후 다시 살아갈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를 추천받아 라이브로 들으며 생명나눔이라는 고귀한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과정을 그렸다. 이번 캠페인은 촬영하는 현장에서 실제 기증 서약을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음에도 각계·각층 리더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됐다. 또 이특과 써니의 이번 캠페인 참여는 재능기부 형식으로 이뤄졌다. 영상은 이달 10일 질병관리본부장의 캠페인 소개 영상을 시작으로 9월 중순까지 매달 2, 4번째 주 금요일에 공개되며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SNS , 네이버 TV '웹예능 TV-이특·써니의 비긴어게인', KBS My K 등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첫 주자인 박주민 국회의원은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장기·인체조직기증 의사를 묻는 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생명나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밝혔으며, 이 법안이 통과되면 기증서약률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 전망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장기·인체조직 기증에 관한 인식은 꾸준히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지만 실제 기증희망등록 서약률은 전체 국민의 약 2.5% 수준으로 여전히 부족하다. 실제 기증 역시 스페인, 미국 등 해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부족하고, 약 3만 명 이상 환자들이 장기이식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령화와 만성질환이 증가하면서 장기 이식은 더욱 절실해졌다.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은 2016년 3만286명에서 지난해 3만4187명으로 12.9%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뇌사 장기 기증자는 573명에서 515명으로, 신규 기증 서약자는 14만221명에서 12만5104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한 병원이 장기 기증을 마친 뇌사자의 시신을 방치한 사실이 알려진 영향도 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국민들이 기증서약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제고되길 바라며, 사회적으로 유명한 분들이 다음 주자로 기다리고 있으니 캠페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있기를 기대한다. ‘장기기증 희망등록’은 본인의 마지막 순간(뇌사 또는 사후)에 나눌 수 있는 장기나 인체조직이 있으면 필요한 환우들에게 기증하겠다는 의사표시다. 장기·인체조직기증 서약은 뇌사/사후에 장기·인체조직을 기증하겠다는 본인의 의사표시로, 모바일, 온라인, 우편 등을 통해 간단히 신청할 수 있다. 장기 및 인체조직기증 희망등록 : 사단법인 한국생명사랑재단 ☎1577-9767 (상담관리팀) 김동화 사단법인 한국생명사랑재단 이사장, 생명나무비전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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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존엄의 가치실현으로서의 장기기증.장기기증은 건강한 삶을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날 때 나에게는 더 이상 필요 없는 장기를 꺼져가는 생명을 위하여 대가 없이 주는 일이다. 또한 생존 시에 사랑하는 가족이 아프거나 장기이식을 받으면 살 수 있는 말기 장기부전 환우에게 건강한 자신의 장기 중 일부를 기증하여 사랑을 실천하는 생명나눔운동이다. 그러나 장기기증 하면 이런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져 혼란스러운 보호자에게 내밀어지는 한 장의 장기기증 서류.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없이 받아든 서류 한 장이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의 숨을 내손으로 거둬야 한다는 두려움을 안겨준다. 더 이상 손쓸 방법이 없어 죽어가는 이와 누군가의 장기를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이가 있다는 것은 서로에게 견디기 힘든 일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맡겨진 시간을 다하고 세상과 이별할 때,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일을 할 용기를 가져보면 어떨까? “언젠가 내가 받을 수도 있는, 아름다운 나눔을 저부터 시작해보려 합니다.” “먼 훗날 제가 눈감을 때 한 사람이라도 더 희망을, 생명을 가질 수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떠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로 인해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의미 있고 값진 마지막 모습 아닐까요? 그래서 등록했는데 어렵지 않던데요.” “가족이 갑작스럽게 떠나는 모습을 보며, 내가 생을 마감할 때 다른 사람들이 나로 하여금 생을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지고 큰일을 해낸 것 같아요.” 장기 기증을 약속하게 된 계기는 각기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착한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생명나눔’이기 때문이다. 간혹 갑작스런 사고나 병 등으로 뇌사 상태가 된 가족을 대신해 장기를 기증해 새로운 생명들을 살렸다는 뉴스 미담을 접할 때마다 가슴 한쪽이 뭉클해지는 감동과 함께 ‘동참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만큼 실천으로 옮기기 쉽지 않은 것 또한 ‘장기기증’이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의하면 올 들어 6월까지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 수는 3만2644명인 반면 장기이식이 이뤄진 건수는 2134건으로, 약 6%만이 건강한 삶을 다시 살게 됐다. 또한 이 기간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한 사람은 6만5822명이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총 202만4632명이 생명나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장기 기증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해 질병관리본부가 60세 미만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장기기증 인식을 조사한 결과, 기증 희망자와 실제 기증 등록자의 비율은 큰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58.7%가 ‘기증 생각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기증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신체 훼손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답한 사람이 45%로, 장기기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여전함을 엿볼 수 있다. ‘기증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41.3%였다. 그러나 이 중 실제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한 사람은 1.7%에 불과했다. 이처럼 기증 등록률이 낮은 데에는 이 역시 ‘뜻은 있으나 막상 신체기증을 하려니 두렵다’가 절반가량이었으며, 등록 절차를 모르거나(30.8%) 복잡해보여서(9.6%) 시도조차 안 해본 사람이 41% 이상이었고, 기증 등록을 하다가 절차가 복잡해 포기한 사람도 3.3%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장기나 인체조직 기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변화하며 기증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선진국에 비해 기증자 수가 턱없이 적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장기이식 의료기술을 갖춘 우리나라지만 올 들어 7개월 동안 703명의 환자가 장기 이식을 기다리다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또한 장기기증자 및 유족에 대한 추모ㆍ예우 등에 대한 법률이나 시스템도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장기기증 문화 활성화를 위해 9월 ‘생명나눔 주간’ 지정 등 국가가 장기 등 기증자 및 그 유족에 대해 추모 및 예우 사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지난달 국회에서 통과됐으며, 장기 기증 등록률이 높은 미국이나 영국처럼 운전면허시험 응시자에게 장기기증 희망 의사를 물어 등록률을 높이기 위한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장기ㆍ인체조직 기증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스페인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많이 적은 편”이라며 “‘장기ㆍ조직 기증은 생명의 끝이 아닌 ‘새로운 삶의 시작’이자 ‘신체의 훼손이 아닌 신체의 보존’이라는 인식이 더욱 확산돼 실제 기증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기기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 장기 및 이식이 어떤 것인지, 나 자신만의 일이 아닌 가족들과 연결되는 중요한 것이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제대로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생명을 구하는 마음으로 장기기증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장기부전 환우들의 고통을 이해하며 타인과 자신의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상에서 기증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함께 이해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마지막 순간에 희망이 필요한 이들에게 소중한 생명을 선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장기∙인체조직기증 희망등록 문의 : 사)한국생명사랑재단, 1577-9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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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운동(Me Too Movement), 생명존중의 감수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우리 사회는 지금 성폭력 생존자들이 SNS를 통해 자신의 피해 경험을 잇달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성폭력 생존자들이 SNS를 통해 자신의 피해 경험을 연달아 고발하는 현상이다.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생존자 간 공감을 통해 연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래 2006년 미국의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성범죄에 취약한 유색 인종 여성 청소년을 위한 단체 ‘저스트 비(Just Be)’를 설립하고 SNS에서 “Me Too”라는 문구를 쓰도록 제안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성범죄에 특히 취약한 유색 인종 여성 청소년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성폭력을 경험한 여성들 간 공감을 통해 연대 의식을 강화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다. 2017년 10월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트위터를 통해 제안하면서 빠르게 확산했다. 제안 직후부터 많은 사람들이 SNS에 자신이 겪은 성폭력을 고발하고 ‘미투 해시태그(#MeToo)’를 붙여 연대 의지를 밝혔다. 이후로도 전 세계 80개 이상 국가에서 미투 해시태그를 통한 성폭력 고발이 이어졌으며, 특히 사회 각 분야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권력형 성폭력의 심각성에 주목하는 계기가 되었다. 미투 운동의 직접적인 계기를 제공한 사건은 하비 와인스타인(Harvey Weinstein)의 성폭력 스캔들이다. 하비 와인스타인은 〈펄프 픽션〉(Pulp Fiction, 1994),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 1997) 등을 제작한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로, 지난 30여 년 간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수많은 여성 배우들과 직원들에게 성추행과 성폭력 등을 저질렀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 피해자들은 피해 시점 당시 막 경력을 시작하는 젊은 여성들로, 2017년 10월 기준 확인된 피해자만 5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2017년 10월 5일 《뉴욕타임스》가 기사를 통해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혐의를 폭로했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수십 년 동안 젊은 여성 배우들과 직원들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중에는 배우 애슐리 쥬드(Ashley Judd)와 로즈 맥고완(Rose McGowan)도 포함돼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후속 기사에서 기네스 팰트로(Gwyneth Paltrow), 안젤리나 졸리(Antina Jolie)를 포함한 여성 7명의 성폭력 피해 증언을 실었다. 폭로 이후 하비 와인스타인은 자신이 설립한 회사인 와인스타인 컴퍼니에서 해고됐으며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최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에서 완전 제명되었다. 2017년 10월 15일 배우 알리사 밀라노(Alyssa Milano)가 트위터를 통해 ‘미투 해시태그(#MeToo)’를 붙여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자고 제안했다.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의 규모와 심각성을 알리고 생존자들과 함께 연대 의지를 밝히자는 취지였다. 이후 하루 만에 약 50만 건의 트윗이 뒤따랐으며 페이스북에만 처음 24시간 동안 약 1,200만 건 이상의 글이 올라왔다. 유명 배우들을 시작으로 문화계와 언론계, 정계, 재계 등 각계각층에서 일하는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피해 경험을 고발했다. 이러한 미투 운동이 지금 한국사회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로 재직하고 있는 서지현검사가 2018년 1월 29일 검찰청 전용 웹사이트인 이프로스에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안태근 전 검사에 의해 "장례식장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작성한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한국판 미투 운동이 촉발됐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미투 운동의 목적이 단순 과거 고발이 아니라 미래 사건에 대한 사전예방과 근절이라는 점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폭로에 그쳐서는 안 된다. 폭로된 사건에 대한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가 진행돼 그에 합당한 판결이 있어야 한다.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밝혀내고 거기에 따른 법적, 사회적 책임을 물어 다시는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미투 운동의 목적이다. 나아가 이번 미투 운동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과 성폭력이 사라지고 건강한 사회로 변화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성차별과 성폭력으로 고통 받은 여성들의 상처와 아픔이 치유되기를 바란다. 이런 것들이 다 남녀노소 모두가 소중한 생명을 가진 사람들인데 다른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배려하지 않는 데서 오는 폐단이다. 그러기에 여성 남성을 떠나 사람 자체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생명존중의 감수성을 일깨우고 생명을 사랑하는 사회로 한걸음 더 나아가기를 소망한다. (장기 및 인체조직기증 희망등록 문의 : 사단법인 한국생명사랑재단 ☎1577-0767 (상담관리팀)김동화 사단법인 한국생명사랑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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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는 일보다 더 값지고 귀한 일이 있을까요?”지난 25일 새해 첫 순수 신장기증인이 탄생했다. 40대 주부인 황아현 씨(44세, 울산)가 자신의 콩밭 하나를 생면부지 환우에게 기증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황 씨에게서 신장을 이식받은 이식인은 만성신부전으로 16년간 투병생활을 이어오다 새 생명을 선물로 받게 됐다. 생면부지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한 967번 째 주인공이 된 황 씨의 수술은 25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에서 신장이식 한덕종 교수팀의 집도로 진행됐다. 이를 위해 황 씨는 운동과 식이조절을 병행하며 3kg 가량 체중을 감량했고, 금주를 하는 등의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황 씨의 생명 나눔의 뜻을 지지해주는 어머니와 남편의 적극적인 응원 속에서 한 만성신부전 환우에게 새해 선물로 생명을 나누게 됐다. 이에 황 씨는 “생명을 살리는 일보다 더 값지고 귀한 일이 있을까요. 2018년을 시작하며 신장기증으로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 앞으로도 이식인과 저의 삶속에 나눔과 사랑이 가득한 삶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아현 씨는 지난해 우연히 지인의 권유를 통해 사후 각막기증과 뇌사 장기기증 서약에 동참하게 됐다. 또한 사후 장기기증 서약에 참여하면서 생존시 신장이식 결연사업에 대해 알게 됐다. 그 후 신장기증을 한 다음에도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기증인들의 사연을 접하며 생존시 신장기증을 결심하게 됐다. 한편 황 씨에게서 신장을 이식받아 새 삶을 선물 받게 될 주인공은 50대 주부 김 모 씨. 그녀는 지난 2002년, 갑작스럽게 만성신부전증을 진단받고 혈액투석을 시작하게 됐다. 무려 16년 간 투병생활을 해온 그녀는 오랜 투석 치료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쳤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그녀의 남편 또한 4년 전 건강이 악화 돼 전립선암을 진단받게 됐고, 현재 그녀와 함께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기적적으로 신장이식 수술을 받게 돼 우리 부부는 앞으로의 삶을 꿈꿀 수 있게 됐다. 새해부터 좋은 일이 생겨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행복한 일만 가득할 것 같아요. 제게 생명을 나눠준 기증인의 사랑과 용기를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의 남편 역시 “제 아내 뿐 아니라 이식만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환우들에게도 신장이식의 기회가 찾아와 건강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저희가 받은 사랑만큼 더 많은 이들에게 생명나눔의 소중함을 알리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씨 가족은 이식이 이뤄지게 된 게 기적같은 일이라면서 이식을 기다리는 다른 환우들에게도 사랑의 기적이 일어나길 소망했다. 현재 김씨와 같은 신장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은 1만 9천 3백명, 전체 장기이식 대기자는 3만 3천 6백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 가량은 장기기증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민 대다수는 장기기증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장기나 인체조직 기증 의향이 없는 이유는 절반 가량이 ‘인체 훼손’을 꼽았다. 응답자의 98.1%는 장기기증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해 지난해 장기기증 인지도 97.7% 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또한 조사 결과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는 장기기증의 대표적 유형은 ‘뇌사 시 기증’(79.3%)이었고, 이어 ‘사망 시 장기기증-안구’(78.7%), ‘시신 기증’(48.6%), ‘생존 시 기증(간·신장)’(46.2%) 등으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4명 가량은 인체조직기증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45.5%)했다. 이는 지난해 ‘인체조직기증 인지도’는 37%보다 8.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인체조직기증은 사후 뼈, 피부, 인대, 건 등 인체조직을 기증하는 것으로 그동안 장기기증에 비해 낮은 인지도를 보였다.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는 인체조직기증은 ‘인체조직기증(뼈, 연골, 피부 등)’(67.1%)과 ‘뇌사 시 기증’(56.4%)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17 생명나눔 인식조사’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내년에도 생명나눔 활성화를 위한 범국민적 분위기를 계속 조성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9월 둘째 주 생명나눔 주간을 신설 운영하고, 생명나눔 기념공원 추진 등 기증자 예우와 추모 사업을 통해 기증자 존중 문화 기반을 구축한다. 또한, 사회지도층 대상 생명나눔 릴레이 서약과 지속적 이슈메이킹을 통한 기증 홍보 및 관련 종사자 교육 등을 통해 생명나눔을 활성화하고 기증희망등록률을 지속적으로 높일 예정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2016년 한 해 동안 573명의 뇌사자가 장기기증을 해 2319건의 신장·간장 등 뇌사 장기이식이 시행됐다. 또 285명의 뇌사자 또는 사망자가 뼈·피부 등 인체조직을 기증해 고귀한 생명나눔 정신을 실천했다. (장기 및 인체조직기증 희망등록 문의 : 사단법인 한국생명사랑재단 ☎1577-0767 (상담관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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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숨져가는 대기자들.대망의 2018년의 새해가 밝았으나 한해 한해 피가 마르는 이들이 있다. 해마다 기약없이 장기이식 순서를 기다리는 장기이식 대기자들이다. 지난해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3만3776명(11월 말 기준)으로 나타났다. 2000년(5343명)에 비해 6배 이상 늘어났다. 끝내 이식을 받지 못해 세상을 떠나는 사람은 하루 평균 3∼4명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뇌사장기기증자 수는 100만명당 11.18명으로 스페인(43.4명), 미국(30.98명), 이탈리아(24.3명) 등에 비해 턱없이 낮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이식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환자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만 가는데 지난해 장기기증 취소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기증자 수도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 장기기증 문화의 확산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뇌사기증자(474명), 뇌사이식건수(1753건)도 2016년에 비해 각각 20%가량 줄었는데, 전년 대비 기증자 수가 줄어든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긍정적으로 확산하던 장기기증 문화가 전반적으로 암초를 만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가족의 동의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탓에 장기기증 희망이 실제 기증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장기기증에 대한 국민의 태도, 인식이 부정적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강하다. 특히 지난해 10월 ‘한 병원에서 의사가 수술이 끝난 뒤 장기기증자의 시신을 유가족에게 직접 수습하라고 했다’는 사실이 전해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유가족과 운전자 사이에 오해가 겹친 데다 극히 이례적인 사건이었지만 열악한 유가족 예우문제로 번져 매우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며 “‘기증해 봤자 고생만 한다’는 불신이 쌓여 장기기증을 가로막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이 알려진 뒤 기증을 철회하는 문의가 속출했고, 관련 보도가 쏟아진 10월과 11월 각각 1922명, 868명이 기증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까지의 월평균 취소자는 150명 안팎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장기기증과 관련해 그릇된 정보가 널리 퍼져 있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뇌사자와 식물인간을 혼동해 살 수 있는 사람의 장기를 적출한다는 오해가 대표적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등장인물이 뇌사상태에서 기적적으로 깨어났다는 식의 스토리가 종종 등장하지만 사실 뇌사는 모든 뇌의 기능이 정지되고 자발 호흡이 불가능해 사실상 죽음에 이른 경우를 이른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진·종교인·변호사로 이뤄진 판정위원회의 전원 찬성을 필요로 하는 등 아주 엄격한 조건에서 뇌사판정을 내린다. 신체 훼손을 탐탁지 않아 하는 유교적인 분위기도 장기기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키우는 요인이다. ‘시신은 온전히 보내야 한다’, ‘어떻게 가족의 몸에 칼을 대게 하느냐’는 등 정서가 전체적으로 팽배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부검률이 전체 사망자 대비 2%에 불과한 것도 비슷한 이유로 풀이된다. 실제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장기기증 의향이 없다고 대답한 이들은 그 이유로 ‘인체 훼손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46.1%)를 가장 많이 꼽았다. 막연히 두렵거나(26.1%) 주변에서 실제 사례를 접한 적이 없어서(10.9%) 기피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장기기증은 사회 분위기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2009년 장기기증 희망자(18만3370)가 전년(7만4018명)보다 무려 11만명이나 늘어난 데에는 당시 김수환 추기경이 안구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사실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병을 앓고 있는 가족에게 장기를 기증하는 사례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많은데, ‘가족이라면 응당 내주어야 하는 것’이란 유교적 가치관이 작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회 분위기가 달라진다면 장기기증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올 2018년 무술년에는 장기기증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서 벗어나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통해 고귀한 사랑을 실천해보면 어떨까 하는 제언을 해본다. 하염없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숨져가는 안타까운 일이 없도록 우리가 더불어 함게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야 할 때이다. (장기기증 희망등록 및 후원문의: 사단법인 한국생명사랑재단 ☎1577-9767) 김동화사단법인 한국생명사랑재단 이사장생명나무비전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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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소중함 일깨운 소방관의 생명나눔.한겨울의 한파가 모두의 마음을 움츠리게 하는 12월의 어느 날,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훈훈한 소식이 있었다. 2년 차 소방관 한갑수(35)씨는 지난 4일 서울성모병원 수술대에 올랐다. 간경변으로 투병하는 아버지 한정현(62)씨에게 자신의 간을 나눠주기 위해서였다. 아들이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아버지는 아들 손을 꼭 잡고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고 했다. 아들은 늠름하게 "사람 목숨 살리는 게 제 직업인걸요"라고 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한씨도 두려운 마음이 컸다고 한다. 왜 안그랬겠는가? 아버지라 할지라도 내 몸의 장기를 기증하는 일 아닌가? 그럼에도 한갑수씨는 흔쾌히 아버지를 위해서 기증을 자처했다.한강 하수 처리 시설에서 30년 일한 아버지 한정현씨는 은퇴하면서 급격히 건강이 나빠졌다. 술을 좋아해서 자주 소주 한두 병씩 마신 게 화근이었다. 알코올성 간경변과 재생불량성빈혈로 수년간 병치레하던 그는 결국 "간 기능이 심각히 손상돼 이식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롭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자 아들 한씨가 "평생 우리 가족을 위해 헌신하신 아버지가 남은 삶을 건강하게 보내도록 돕는 게 아들 된 도리"라며 이식 수술을 하겠다고 나섰다. 동생 성민(32)씨는 "형이 수술 적합 판정을 받지 못하면 내 간을 드리려 했다"고 말했다. 형제가 앞다퉈 아버지에게 간을 기증하려고 나섰던 것이다.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성모병원 의료진은 아들의 간 65%를 잘라내 아버지 몸에 옮겨 붙였다. 아버지 정현씨는 중환자실을 거쳐 무균실로 옮겨져 회복기에 들어갔고, 갑수씨는 금세 기력을 회복해 지난 9일 퇴원했다. 수술을 집도한 최호중 간담췌외과 교수는 "사랑이 담긴 간을 받아서 그런지 아버지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곧 정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씨 가족의 장기 이식은 처음이 아니다. 한씨는 "어머니가 외삼촌을 위해 신장을 나눠준 일을 떠올리고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20년 전 한씨의 어머니 장점순(60)씨는 동생 무석(59)씨를 위해 신장을 떼어줬다. 고된 사회생활을 견디다 건강을 해친 무석씨의 신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자 "소중한 동생을 잃을 수 없다"며 자신의 신장을 이식해 준 것이다. 이번에 한씨의 건강이 나빠지자 무석씨가 제일 먼저 "내 간을 이식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한 번 장기 이식을 받은 이력과 건강상 문제로 대상에서 제외됐다. 무석씨는 "누나에게 받은 사랑을 자형에게 보답하려 했는데 아쉽게 됐다"고 했다. 이처럼 가족 간 사랑으로 '장기 이식'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장기 기증 대기자들은 필요한 순간에 건강한 장기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573명의 뇌사자가 장기기증을 해 2319건의 신장·간장 등 이식이 이뤄졌다. 또 285명의 뇌사자 또는 사망자가 뼈·피부 등 인체조직을 기증해 생명나눔 정신을 실천했다. 장기, 인체조직 기증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스페인, 미국 등 해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부족하고, 약 3만명 이상 환자들이 장기이식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체 장기 기증자는 2865명인 반면 장기 기증 대기자는 3만 명이 넘는다. 뇌사 상태에 빠지면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서약한 사람이 131만명에 달하지만, 막상 장기 기증을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유족 반대 등으로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장기기증은 먼 나라의 얘기도 아니고, 남의 일도 아닌 나와 내 가족에게 직결되는 일이다. 한씨의 가족처럼 내 가족도 장기를 이식받아야 할 처지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우리가 장기기증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장기기증 희망서약만으로도 우리 사회에 장기기증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재고되고, 기증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장기∙인체조직기증 희망등록: 사)한국생명사랑재단 1577-9767)김동화 ∙사)한국생명사랑재단 이사장 ∙생명나무비전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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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이어주는 사랑의 실천 장기기증.장기기증은 건강한 삶을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날 때 나에게는 더 이상 필요 없는 장기를 꺼져가는 생명을 위하여 대가 없이 주는 일이다. 또한 생존 시에 사랑하는 가족이 아프거나 장기이식을 받으면 살 수 있는 말기 장기부전 환우에게 건강한 자신의 장기 중 일부를 기증하여 사랑을 실천하는 생명나눔운동이다. 그러나 장기기증 하면 이런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져 혼란스러운 보호자에게 내밀어지는 한 장의 장기기증 서류.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없이 받아든 서류 한 장이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의 숨을 내손으로 거둬야 한다는 두려움을 안겨준다. 더 이상 손쓸 방법이 없어 죽어가는 이와 누군가의 장기를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이가 있다는 것은 서로에게 견디기 힘든 일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맡겨진 시간을 다하고 세상과 이별할 때,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일을 할 용기를 가져보면 어떨까? “언젠가 내가 받을 수도 있는, 아름다운 나눔을 저부터 시작해보려 합니다.”, “먼 훗날 제가 눈감을 때 한 사람이라도 더 희망을, 생명을 가질 수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떠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로 인해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의미 있고 값진 마지막 모습 아닐까요? 그래서 등록했는데 어렵지 않던데요.”, “가족이 갑작스럽게 떠나는 모습을 보며, 내가 생을 마감할 때 다른 사람들이 나로 하여금 생을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지고 큰일을 해낸 것 같아요.” 장기 기증을 약속하게 된 계기는 각기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착한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생명나눔’이기 때문이다. 간혹 갑작스런 사고나 병 등으로 뇌사 상태가 된 가족을 대신해 장기를 기증해 새로운 생명들을 살렸다는 뉴스 미담을 접할 때마다 가슴 한쪽이 뭉클해지는 감동과 함께 ‘동참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만큼 실천으로 옮기기 쉽지 않은 것 또한 ‘장기기증’이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의하면 올 들어 6월까지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 수는 3만2644명인 반면 장기이식이 이뤄진 건수는 2134건으로, 약 6%만이 건강한 삶을 다시 살게 됐다. 또한 이 기간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한 사람은 6만5822명이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총 202만4632명이 생명나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장기 기증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해 질병관리본부가 60세 미만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장기기증 인식을 조사한 결과, 기증 희망자와 실제 기증 등록자의 비율은 큰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58.7%가 ‘기증 생각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기증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신체 훼손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답한 사람이 45%로, 장기기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여전함을 엿볼 수 있다. ‘기증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41.3%였다. 그러나 이 중 실제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한 사람은 1.7%에 불과했다. 이처럼 기증 등록률이 낮은 데에는 이 역시 ‘뜻은 있으나 막상 신체기증을 하려니 두렵다’가 절반가량이었으며, 등록 절차를 모르거나(30.8%) 복잡해보여서(9.6%) 시도조차 안 해본 사람이 41% 이상이었고, 기증 등록을 하다가 절차가 복잡해 포기한 사람도 3.3%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장기나 인체조직 기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변화하며 기증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선진국에 비해 기증자 수가 턱없이 적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장기이식 의료기술을 갖춘 우리나라지만 올 들어 7개월 동안 703명의 환자가 장기 이식을 기다리다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또한 장기기증자 및 유족에 대한 추모ㆍ예우 등에 대한 법률이나 시스템도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장기기증 문화 활성화를 위해 9월 ‘생명나눔 주간’ 지정 등 국가가 장기 등 기증자 및 그 유족에 대해 추모 및 예우 사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지난달 국회에서 통과됐으며, 장기 기증 등록률이 높은 미국이나 영국처럼 운전면허시험 응시자에게 장기기증 희망 의사를 물어 등록률을 높이기 위한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장기ㆍ인체조직 기증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스페인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많이 적은 편”이라며 “‘장기ㆍ조직 기증은 생명의 끝이 아닌 ‘새로운 삶의 시작’이자 ‘신체의 훼손이 아닌 신체의 보존’이라는 인식이 더욱 확산돼 실제 기증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기기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 장기 및 이식이 어떤 것인지, 나 자신만의 일이 아닌 가족들과 연결되는 중요한 것이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제대로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생명을 구하는 마음으로 장기기증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장기부전 환우들의 고통을 이해하며 타인과 자신의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상에서 기증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함께 이해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마지막 순간에 희망이 필요한 이들에게 소중한 생명을 선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장기∙인체조직기증 희망등록 문의 : 사)한국생명사랑재단, 1577-9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