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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행시는 나의 운명 2

기사입력 2023.02.0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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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훈.jpg

    김상훈 수필가 

     

     

     

     

    필자는 자천타천 삼행시의 대가입니다.

     

     

    평가는 오직 여러분의 몫입니다만. 제가 한때 했던 일은 웃음치료사였습니다.

     

     

    아래의 5행시로 사람들을 웃기는 웃음치료사들께 웃음과 박수를 받았던 흐뭇한 추억이 있습니다.

     

     

    : 웃음과

    : 음악으로

    : 치매도 예방하고

    : 요통도 잊게 하는

    : 사랑할 수밖에 없는 멋쟁이

     

     

    이름으로 짓는 삼행시는 그 사람의 특징과 이미지를 콕 찍어 표현해야 하는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엄청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민감한 부분이 항상 내재해 있습니다.

     

     

    그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를 극복해 가면서 짜릿하게 도전해 보겠습니다.

     

     

    제 최고의 친구는 유 인달 씨입니다. 그가 있는 곳은 항시 유쾌한 웃음과 해학이 있습니다. 솔직히 그의 삶이 부럽습니다.

     

     

    : 유쾌한

    : 인생

    : 달덩이 보다 더 밝은 친구.!

     

     

    그를 아는 분들은 달덩이라는 대목에 빙긋이 미소 지을 것입니다.(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약간 설명을 드리자면, 그는 30대 중반부터 심한 탈모증이 있었습니다)

     

     

    저의 최고의 후배는 이부기 씨입니다. 그는 많은 부분에서 성공한 인물입니다. 근면 성실함이 유별나지만, 이름 덕분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 이름은

    : 부르기 쉽고

    : 기억하기 좋아야 한다.

     

     

    인천에 사는 저와 동갑내기 친구는 김옥진 씨입니다. 그녀도 웃음치료사인데 그가 언제나 웃음 치료 시간에 자기를 소개할 때는 이렇게 시작을 합니다. 물론 제 작품이죠.

     

     

    : 금보다

    : 옥보다

    : 진정한 보석! (김 옥 진 입니다. 와아아 박수우~~~)

     

     

    또 한 분의 웃음치료사는 안양의 이루리 씨입니다. 기지가 번뜩이는, 애정이 가는 삼행시라고 자평합니다.

     

     

    : 이루리 이루리 많은걸 이루리

    : 누리리 누리리 모든걸 누리리

    : 이루면 누리고 누리면 이루리

     

    반면 제 최악의 인간은 이만희 씨입니다.

     

     

    : 이젠

    : 만나지 말자

    : 희대의 사기꾼아!

     

     

    아쉽지만 슬픈 삼행시도 있습니다. 인간의 삶을 생로병사라 하지 않습니까?

     

     

    나이 30도 못 되어서 일찍 간 제 친구의 이름은 이래선입니다.

     

     

    친구는 이름 때문에 그렇게도 빨리 하늘의 문을 두드렸지 않나 싶습니다. 그의 짧은 생애처럼 저도 짧게 절규합니다.

     

     

    :

    :

    : 선 안 돼!

     

     

    서울의 제 친구 김정섭도 모두가 인정하는 저의 최고의 친구였습니다.

     

     

    그렇게 건장하고 유머러스하고 다정다감했던 친구도 교통사고로 불귀의 객이 되었습니다.

     

     

    당연히 글은 짧고 여운은 깁니다.

     

     

    : 김정섭!

    : 정말로!

    : 섭섭해!

     

     

    이렇게 저는 삼행시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삼행시는 나의 운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혼자 있거나 가족들과 같이 있을 때, 그리고 지인들과 더불어 있을 때도 행복의 바이러스와 건강의 비타민인 해학(諧謔)과 웃음을 늘 최고의 덕목으로 삼고 살아가고자 하며 그 저변에는 늘 삼행시가 운명처럼 자리하고 있음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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